치핵은 흔히 ‘치질’로 불리는 질환 중 하나로, 항문 주변 정맥이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이나 출혈, 불편감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잘못된 배변 습관, 좌식 생활, 식이 섬유 부족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증상이 심해지면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치핵의 주요 원인과 자주 나타나는 증상, 그리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상세히 다룬다.
치핵 : 원인
치핵은 항문 내부 또는 외부의 혈관 조직이 확장되거나 부풀어 오르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흔히 ‘치질’이라고 불리는 대표적인 항문질환이다. 이 질환은 현대인의 생활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특징을 지닌다. 첫 번째 주요 원인은 잘못된 배변 습관이다. 변비가 있는 사람은 대변을 보기 위해 장시간 힘을 주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반복된 압박은 항문 정맥의 혈류를 방해해 혈관이 팽창하거나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또한 설사도 반복되면 항문 주변 조직을 자극하고 혈관을 자극하여 치핵 발생 위험을 높인다. 두 번째는 식습관의 영향이다. 섬유질 섭취가 부족한 식단은 대변의 양을 줄이고 단단하게 만들어 변비를 유발하기 쉽다. 특히 육류 위주의 식사나 인스턴트 음식, 자극적인 음식의 과도한 섭취는 장의 운동을 저해하고 원활한 배변을 방해한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변이 더욱 단단해지고 배변 시 무리한 힘이 들어가 항문 정맥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세 번째는 좌식 생활과 운동 부족이다. 장시간 앉아 있는 자세는 항문 부위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하게 되며, 혈액순환을 저하시켜 정맥 내 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사무직 종사자, 운전기사, 학생 등은 이로 인해 치핵 발생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과도한 중량 운동이나 갑작스러운 무리한 동작도 복압을 상승시켜 항문 정맥을 팽창시키는 요인이 된다. 네 번째는 임신과 출산이다. 여성은 임신 중 자궁이 커지면서 골반 부위의 혈관을 압박하고, 호르몬 변화로 인해 정맥 벽이 이완되기 쉬워진다. 이로 인해 항문 주변 혈류가 정체되고 혈관이 확장되어 치핵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출산 시에는 복압이 급격하게 올라가면서 항문 혈관에 직접적인 자극이 가해지며, 출산 직후 치핵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경우도 많다. 다섯 번째는 노화이다. 나이가 들수록 항문 주변의 지지 조직과 혈관벽은 탄력을 잃게 되며, 이에 따라 혈관이 쉽게 늘어나고 약해지기 쉽다. 이로 인해 노년층에서는 치핵 발생이 더욱 흔하게 나타난다. 여섯 번째는 유전적 요소다. 가족 중에 치핵을 경험한 사람이 있다면 유전적 취약성으로 인해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평소 식이와 생활습관을 더욱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일곱 번째는 비만이다. 체중이 증가하면 복부 내 압력이 항문 부위까지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는 혈액의 정체와 혈관의 팽창으로 이어져 치핵의 위험을 높인다. 여덟 번째는 지나친 음주와 흡연이다. 알코올은 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 조절을 어렵게 만들며, 흡연은 전반적인 혈관 건강을 저해해 혈관벽을 약화시킨다. 이러한 습관은 항문 주위 정맥의 압력을 높이고 염증을 유발해 치핵을 유도할 수 있다. 아홉 번째는 특정 약물 복용이나 질환에 의한 이차적 원인이다. 이뇨제나 변비 유발 약물은 대변을 단단하게 만들며, 간 질환이나 복수, 골수 질환 등으로 인한 혈류 이상도 항문 혈관에 영향을 준다. 마지막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도 장기적으로 소화기계 기능을 저하시켜 배변의 리듬을 깨뜨리고 항문 주변의 혈류순환에 악영향을 준다. 이처럼 치핵은 다양한 생활 요소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요인이 중첩될 때 발생 확률이 더욱 높아진다. 따라서 원인을 인지하고 생활 속에서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치핵 예방과 관리의 첫걸음이다.
증상
치핵의 증상은 발생 위치에 따라 내치핵과 외치핵으로 구분되며, 각기 다른 양상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배변 시 출혈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통증 없이 선명한 붉은 피가 대변 표면이나 휴지에 묻어 나오는 형태로 관찰된다. 출혈은 초기 단계에서 간헐적으로 나타나지만 증상이 진행되면 양이 많아지고 배변 후 변기 안이 붉게 물들기도 한다. 지속적인 출혈은 빈혈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로 흔한 증상은 항문 주변의 불편감과 이물감이다. 항문 안쪽의 혈관 조직이 부풀어 올라 돌출되거나 항문 밖으로 탈출하게 되면, 배변 후에도 정말히 들어가지 않으면서 이물감이 지속된다. 특히 앉아 있거나 걸을 때 묵직한 느낌이 들고, 속옷에 눌리거나 마찰될 경우 불쾌감이 심해지게 된다. 세 번째는 통증이다. 일반적으로 내치핵은 통증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반면, 외치핵은 혈전이 형성될 경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특히 외부 혈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파열되면 갑작스럽게 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급성 치핵은 항문 부위가 붓고 열이 나는 등 염증 반응이 동반되며, 이 경우 응급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네 번째는 부종과 염증이다. 반복되는 자극으로 인해 항문 주변 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게 되면 피부가 붓고 열감이 동반되며, 손으로 만졌을 때 딱딱한 혹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 부위는 압력에 민감하여 앉거나 움직일 때마다 불편함이 증가하게 된다. 다섯 번째는 분비물과 가려움증이다. 치핵이 항문 밖으로 탈출하거나 항문 괄약근이 제대로 닫히지 않을 경우, 점액질 분비물이 지속적으로 배출되어 속옷이 젖거나 냄새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분비물은 항문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증을 유발하며, 이로 인해 긁게 되면 피부 손상과 2차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여섯 번째는 배변 후 완전 배출되지 않은 느낌이다. 이는 항문 내 압력이 높아져 대장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하거나, 치핵 조직이 항문을 일부 막아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자는 배변을 마친 후에도 잔변감이나 불완전한 느낌을 경험하게 된다. 일곱 번째는 탈출증상이다. 치핵이 심화되면 배변 시 항문 밖으로 조직이 튀어나오게 되며, 초기에 자발적으로 다시 들어가던 것이 점차 손으로 밀어 넣어야 하거나 아예 되돌아가지 않는 상태로 악화된다. 이러한 탈출 증상은 특히 내치핵 3~4기에서 흔하게 나타나며, 걷기나 운동 시에도 불편을 초래한다. 여덟 번째는 혈전성 외치핵이다. 외부 혈관에 혈전이 생기면서 갑작스러운 통증과 함께 단단한 혹이 발생하며, 며칠 내 자연적으로 흡수되거나, 심할 경우 절개로 배출이 필요할 수 있다. 아홉 번째는 만성화된 가려움증과 피부 짓무름이다. 지속적인 분비물과 잔변이 항문 주위 피부에 잔존하면서 피부를 자극하고, 이로 인해 만성 염증이 발생하여 피부가 짓무르거나 벗겨지기도 한다. 열 번째는 항문 긴장도 감소로 인한 변실금 증상이다. 치핵이 오래 지속되면 괄약근 기능이 약해져 가벼운 압력에도 변이 새어 나오거나 가스를 참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특히 고령층에서 문제로 작용하며, 사회적 활동을 꺼리게 만드는 심리적 위축의 원인이 된다. 마지막으로, 치핵의 증상은 단일 증상보다는 여러 불편함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증상이 반복되거나 악화되는 양상을 보일 경우 반드시 전문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가벼운 불편감이라고 방치할 경우 급성 염증, 혈전, 괄약근 기능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조기 발견과 적극적인 대처가 중요하다.
치료법
치핵은 증상의 정도, 발생 위치, 진행 단계에 따라 치료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초기 단계에는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으며, 중등도 이상의 경우에는 절제나 수술적 개입이 필요할 수 있다. 우선 가장 기초적인 치료는 생활습관 개선이다.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는 식습관을 조절하고 배변 습관을 바로잡는 것이 핵심이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고, 수분을 꾸준히 마시며, 규칙적인 배변 시간과 과도한 힘주기를 피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좌욕은 초기 치핵 환자에게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루 23회, 약 10분간 40도 전후의 따뜻한 물에 엉덩이를 담그는 방식으로 시행되며, 항문 주변 혈류 개선과 염증 완화, 근육 이완, 통증 경감에 도움이 된다. 약물 치료로는 연고제, 좌약, 경구약이 사용된다. 연고와 좌약은 항문 점막에 직접 작용하여 통증과 부기를 줄이고, 출혈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며, 국소 마취제나 항염제, 혈관 수축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경구약은 혈관을 강화하거나 출혈을 억제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으며, 장기 복용 시에는 전문가의 지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치핵이 재발하거나 증상이 지속될 경우 비수술적 시술이 고려된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는 고무밴드 결찰술이다. 치핵 조직의 기저부에 고무밴드를 걸어 혈류 공급을 차단하면 조직이 괴사하면서 12주 내 자연 탈락된다. 이 시술은 내치핵 1~3기에 효과적이며 비교적 간단하지만, 드물게 통증이나 출혈, 일시적인 변의감을 유발할 수 있다. 적외선 응고술도 초기 내치핵에 사용되는 방식으로, 레이저나 적외선 열을 이용해 혈관을 응고시켜 출혈을 줄이고 조직의 수축을 유도한다. 그 외에도 전기응고술, 냉동요법 등이 있지만 효과와 재발률에 차이가 있어 전문의 상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외치핵이나 혈전성 치핵처럼 급성 통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절개를 통해 혈전을 제거하는 간단한 외과적 처치가 필요하다. 국소 마취 후 작은 절개를 가해 혈전을 배출하면 빠르게 증상이 완화되며, 회복도 빠르다. 치핵이 3기 이상으로 진행되어 조직 탈출이 반복되거나 되돌아가지 않는 경우, 혹은 반복적인 출혈과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단계라면 수술적 절제술이 고려된다. 전통적인 치핵 절제술(해마로이드 절제술)은 병변 부위를 도려내고 지혈한 뒤 봉합하는 방식이며, 완치율이 높지만 수술 후 통증이나 회복 기간이 다소 길 수 있다. 최근에는 통증과 회복 기간을 줄이기 위한 최소침습 수술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대표적으로 PPH(Painless Procedure for Hemorrhoids)는 탈출된 조직을 원형 자동봉합기로 끌어올려 고정한 뒤 절제하는 방식으로, 괄약근 주변 조직을 건드리지 않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레이저 절제술, 초음파 수술 등도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출혈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활용된다. 치료 이후에는 재발을 막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수술 후에도 식습관과 배변 습관을 유지하지 않으면 몇 개월 내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한 섬유소 중심의 식단, 하루 1.5리터 이상의 수분 섭취, 규칙적인 운동과 배변 루틴은 장기적인 치핵 예방에 핵심이 된다. 또 장시간 앉아 있거나 무리한 중량 운동, 과도한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항문 부위 위생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치핵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며, 진행된 경우에도 다양한 치료 옵션을 통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따라서 증상을 간과하지 말고 적절한 시점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치핵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이지만, 관심과 실천 여부에 따라 삶의 질을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과 조기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