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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프랑스에서 태어나 아스널의 전설이 되다

by andamiroo 2025. 8. 11.

티에리 앙리 사진

프랑스 파리 근교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거듭난 이름, 티에리 앙리. 그는 단순히 골을 넣는 선수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축구의 역사를 바꾼 '킹'으로 불립니다. 폭발적인 스피드, 우아한 드리블, 그리고 골문 앞에서 보여주는 경이로운 침착함은 그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로 만들었습니다.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이끌었던 전설적인 시대를 넘어, 바르셀로나의 트레블, 그리고 은퇴 후의 삶까지, 앙리의 드라마틱한 인생 여정을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유년 시절과 프랑스 리그에서의 시작

1977년 8월 17일, 티에리 다니엘 앙리는 프랑스 파리 근교의 에손 주(L'Essonne)에 위치한 레쥘리스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부모님은 모두 프랑스의 해외 레지옹 출신으로, 아버지는 과들루프, 어머니는 마르티니크 출신이었습니다. 앙리가 자란 레쥘리스는 썩 좋은 환경이 아니었으며, 어린 시절 그는 불량 청소년들과 어울리며 종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의 아버지 앙투안 앙리는 아들이 엇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축구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앙리는 축구 선수로서의 꿈을 키우게 됩니다. 그는 1983년 지역 클럽인 CO 레쥘리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뛰어난 재능으로 여러 유소년 클럽을 거치며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1992년, 앙리는 프랑스 최고의 축구 아카데미인 클레르퐁텐에 입단하며 기량을 더욱 발전시켰고, 1993년에는 당시 아스널을 이끌게 될 아르센 벵거 감독의 눈에 띄어 AS 모나코 유스팀에 합류하게 됩니다. 앙리는 벵거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으며 1994년 17세의 나이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습니다. 당시 윙어로 기용되었던 앙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드리블 능력을 앞세워 모나코의 공격을 이끌었고, 1996-97 시즌에는 팀이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모나코에서 4 시즌 반 동안 141경기에 출전해 28골 37 도움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1998년 자국에서 열린 FIFA 월드컵에서는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해 3골을 기록하며 조국의 첫 월드컵 우승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월드컵 우승 이후 앙리는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게 되었고, 1999년 1월 이탈리아 세리에 A 명문 클럽인 유벤투스 FC로 이적하게 됩니다. 당시 유벤투스는 델 피에로의 부상으로 공격진에 공백이 있었지만, 앙리의 이적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어두운 시기로 기록됩니다. 유벤투스에서 그는 주로 윙어 또는 측면 미드필더로 기용되었는데, 이는 앙리의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득점 기회를 잡기 어려운 포지션이었습니다. 당시 유벤투스 감독이었던 카를로 안첼로티는 앙리가 스트라이커 롤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고, 결국 그는 반 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전해 단 3골 만을 기록하는 부진에 빠졌습니다. 유벤투스에서의 실패는 앙리에게 큰 좌절감을 안겨주었고, 그는 이 시기를 자신의 커리어 중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 중 하나로 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 좌절은 그가 아스널로 이적하여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계기가 됩니다. 1999년 여름, 앙리는 1,100만 파운드(약 170억 원)의 이적료로 런던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자신의 커리어를 통째로 바꿔놓을 스승 아르센 벵거 감독과 재회하게 됩니다.

아스널의 전설적인 시대와 위대한 기록들

1999년 여름, 아르센 벵거 감독의 품으로 돌아온 앙리는 자신의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벵거 감독은 그를 원래 포지션이었던 측면 윙어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완전히 포지션을 변경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앙리는 곧 그의 폭발적인 스피드와 우아한 드리블, 그리고 완벽한 득점 감각을 결합하며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군림하기 시작했습니다. 1999-2000 시즌부터 아스널에서의 첫 시즌을 보낸 앙리는 47경기 26골을 기록하며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냈습니다. 이후 앙리는 2001-02, 2003-04, 2004-05, 2005-06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무려 네 번이나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특히 2003-04 시즌, 앙리는 리그 30골을 기록하며 아스널의 무패 우승이라는 전설적인 역사를 이끌었습니다. 아스널은 이 시즌에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프리미어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앙리는 이 위대한 업적의 핵심적인 존재였습니다. 그는 이 해에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FWA 올해의 선수, PFA 올해의 선수상을 모두 휩쓸며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했습니다.

앙리의 전성기는 득점력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동료들을 활용하는 패스 능력 또한 탁월했으며, 2002-03 시즌에는 20골 20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리그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에 석권했습니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유일무이한 기록으로, 앙리가 단순히 골만 넣는 스트라이커가 아니라 경기를 지배하는 '플레이메이킹 스트라이커'였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스널에서 총 8 시즌 동안 활약하며 369경기에 출전해 226골을 기록한 앙리는 아스널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킹 앙리'라는 영원한 별명을 얻게 됩니다. 그는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하프라인부터 수비수들을 제치고 넣었던 환상적인 단독 돌파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터뜨렸던 마법 같은 터닝슛 등 수많은 명장면을 남기며 아스널 팬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전설로 남았습니다. 앙리는 아스널에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3회, 커뮤니티 실드 우승 2회를 안겼지만, 아쉽게도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만은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2006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에게 패한 것은 그의 아스널 커리어에서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재정난에 시달리던 아스널이 점차 우승권에서 멀어지자, 앙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2007년 바르셀로나로 이적을 결정하게 됩니다.

바르셀로나와 미국에서의 말년, 그리고 은퇴 후의 삶

2007년 여름, 아스널의 상징이었던 티에리 앙리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스페인 명문 FC 바르셀로나로 이적했습니다. 당시 바르셀로나에는 호나우지뉴, 에투, 그리고 리오넬 메시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이 포진해 있었고, 앙리는 그들과 함께 '판타스틱 4' 공격진을 구축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아스널에서 보여줬던 독보적인 에이스의 역할 대신, 그는 팀에 녹아들어 조력자 역할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앙리는 바르셀로나에서의 첫 시즌에는 다소 부진했지만, 2008-09 시즌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새로운 전술에 완벽하게 적응하며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그는 좌측 윙 포워드로 출전해 리그에서 19골 11 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고, 바르셀로나가 역사적인 6관왕(트레블)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특히 앙리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루지 못했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마침내 들어 올리며 선수로서의 마지막 숙원을 풀었습니다. 바르셀로나에서 3시즌 동안 활약한 앙리는 121경기 49골을 기록하며 화려한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습니다.

2010년, 앙리는 유럽 무대를 떠나 미국 메이저 리그 사커(MLS)의 뉴욕 레드 불스로 이적했습니다. 그는 MLS에서도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습니다. 특히 그의 정확한 패스와 뛰어난 시야는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2012년에는 뉴욕 레드 불스의 휴식기를 이용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클럽인 아스널로 잠시 단기 임대를 떠나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는 FA컵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고, 이 골은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상징적인 순간 중 하나로 남아있습니다. 뉴욕 레드 불스에서 4년간 활약한 앙리는 122경기에 출전해 51골을 기록하며 미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2014년, 37세의 나이로 현역에서 은퇴한 앙리는 곧바로 스카이 스포츠의 축구 해설가로 변신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수석 코치를 거쳐 친정팀인 AS 모나코와 캐나다 몬트리올 임팩트의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서의 커리어를 쌓았습니다. 비록 감독으로서의 성적은 다소 아쉬웠지만, 그는 특유의 축구 철학과 전술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미래의 감독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는 프랑스 U-21 및 U-23 대표팀 감독으로 활약하며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한 시대의 축구를 지배했던 위대한 선수에서, 이제는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앙리. 그의 이름은 영원히 축구 팬들의 가슴속에 '킹'으로 기억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