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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알론소: 중원의 지휘자, 전술의 마에스트로

by andamiroo 2025. 8. 13.

사비 알론소 사진

사비 알론소(Xabi Alonso)는 현대 축구의 흐름을 바꾼 선수이자 감독입니다. 선수 시절 그는 넓은 시야와 정교한 롱패스, 그리고 경기 흐름을 읽는 탁월한 지능으로 '교수님'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레알 소시에다드를 시작으로 리버풀,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까지 유럽의 명문 클럽들을 거치며 모든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2005년 리버풀 소속으로 이스탄불의 기적을 만들어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갈락티코 2기'의 중원을 책임졌으며, 바이에른 뮌헨에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는 2010년 월드컵과 유로 2008, 2012 우승을 이끌며 '무적함대'의 황금기를 함께했습니다. 그는 선수 시절부터 이미 감독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걸은 그는 2022년 바이엘 레버쿠젠의 감독으로 부임하며 그의 전술적 천재성을 폭발시켰습니다. 부임 첫 시즌부터 팀을 유로파리그로 이끌었고, 2023-24 시즌에는 분데스리가 역사상 최초의 '무패 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달성하며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 글은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정점에 섰던 사비 알론소의 축구 인생과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심층적으로 다룹니다.

레알 소시에다드에서의 시작과 리버풀의 전설

사비 알론소는 1981년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톨로사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 페리코 알론소 역시 레알 소시에다드와 FC 바르셀로나에서 활약했던 프로 축구선수였으며, 스페인 국가대표팀으로도 뛰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릴 적부터 축구에 재능을 보인 사비 알론소는 1999년 고향팀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프로 데뷔를 했습니다. 2000-01 시즌 도중 당시 2부 리그로 강등 위기에 놓였던 소시에다드는 알론소를 SD 에이바르로 임대 보냈지만, 이내 그를 불러들여 1군 주장직을 맡겼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리더십과 뛰어난 경기 조율 능력을 보여준 알론소는 팀을 강등 위기에서 구해냈습니다. 2002-03 시즌에는 팀의 리그 2위를 이끌며 빅클럽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그는 정확하고 날카로운 패스, 그리고 넓은 시야로 팀의 공격을 진두지휘하며 라리가 최고의 미드필더 중 한 명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2004년 여름, 그는 바르셀로나의 감독이었던 루이 반 할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리버풀의 감독으로 부임한 라파엘 베니테스의 부름을 받아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리버풀 FC로 이적했습니다. 리버풀에서의 첫 시즌, 그는 제라드, 시세 등과 함께 팀의 중원을 책임지며 빠르게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2005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AC 밀란을 상대로 전반에만 3-0으로 뒤지고 있던 리버풀은 후반전에 기적적인 반격을 시작했고, 알론소는 팀의 세 번째 동점골을 성공시켰습니다.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실축했지만, 이어진 슈팅을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이 경기는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며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결승전 중 하나로 기록되었고, 알론소는 이 기적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리버풀에서 5 시즌 동안 활약하며 팀의 FA컵,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이끌었습니다. 그의 정확한 롱패스와 중거리 슛은 리버풀 공격의 핵심적인 무기였으며, 그는 팀의 전술적 지휘관으로서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에서의 성공, 그리고 국가대표팀의 황금기

리버풀에서 전설적인 활약을 펼치던 알론소는 2009년 여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카, 카림 벤제마 등과 함께 '갈락티코 2기'를 구축하고 있었고, 알론소는 이 팀의 중원을 책임질 핵심 선수로 영입되었습니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에서 5시즌 동안 활약하며 조세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아래에서 중원의 사령관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특히 2011-12 시즌에는 주제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라리가 우승을 차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2013-14 시즌에는 '라 데시마'라 불리는 구단 역사상 10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선수로서 최고의 영광을 누렸습니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그는 2014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며 다시 한번 빅클럽의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당시 바이에른 뮌헨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휘 아래 '티키타카' 축구를 구사하고 있었고, 알론소는 펩이 원하는 전술을 그라운드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최적의 선수였습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3 시즌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또 다른 성공을 추가했습니다. 2017년 은퇴를 선언한 그는 선수로서 3개 리그(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의 최고 명문 클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몇 안 되는 선수로 기록되었습니다.

클럽에서의 화려한 성공과 더불어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압도적이었습니다. 알론소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우승을 포함해 유로 2008과 유로 2012 우승을 경험하며 스페인 축구의 황금기를 이끌었습니다. 특히 2012년 유로에서는 8강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이 대회 베스트 11에 선정되었습니다. 사비, 이니에스타와 함께 스페인 중원을 책임졌던 그는 정확한 패스와 뛰어난 수비 가담 능력으로 스페인의 '티키타카' 축구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감독으로서의 새로운 시작: 레버쿠젠의 역사적인 무패 우승과 전술적 혁신

2017년 선수 생활을 마친 사비 알론소는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준비했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유소년팀 코치와 레알 소시에다드 B팀 감독을 거치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고, 특히 소시에다드 B팀을 60년 만에 2부 리그로 승격시키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2022년 10월, 그는 위기에 빠진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엘 레버쿠젠의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당시 레버쿠젠은 리그 하위권에 머물며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알론소 감독은 팀에 부임하자마자 자신의 전술적 철학을 주입하며 팀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는 선수 시절 다양한 명장(라파 베니테스, 주제 무리뉴, 카를로 안첼로티, 펩 과르디올라)들로부터 배운 전술을 융합하여 '알론소볼'이라 불리는 독창적인 축구를 선보였습니다. 3-4-3 또는 3-4-2-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그의 전술은 강력한 수비 조직력과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 그리고 빠르고 날카로운 역습을 특징으로 했습니다. 알론소의 레버쿠젠은 선수들의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운 스위칭과 높은 전술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상대팀을 압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임 첫 시즌 팀을 유로파리그로 이끌며 성공적인 감독 데뷔 시즌을 보낸 그는, 2023-24 시즌에는 그야말로 기적을 만들어냈습니다.

레버쿠젠은 이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무패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이는 분데스리가 출범 이후 6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DFB-포칼(독일 FA컵)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첫 더블을 기록했습니다. 유로파리그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이 시즌 동안 공식전 무패 행진을 48경기까지 이어가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러한 성공으로 알론소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 등 빅클럽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지만, "나는 아직 레버쿠젠에서 할 일이 남아있다"며 팀에 잔류하겠다는 의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선수 시절 중원의 지휘자였던 그는 이제 감독으로서 전술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며 새로운 전설을 써 내려가고 있습니다. 그의 지도력과 축구 철학은 앞으로 현대 축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